안녕하세요. 일상 글은 처음이네요! 어떤 주제로 쓸까 고민을 잠시 하다가 마침 요즘 확 빠진 주제가 있어 생각나는 대로 일단 써 봅니다.
델몬트 오렌지주스 병이라고 다들 아실 겁니다. 20대 후반 넘어가신 분들은 실제 그 병에 담긴 주스를 마신 기억이 있고, 그 아래 세대라도 할머니 댁이나 친구 집에 가면 하나씩 보이던, 두껍고 뚱뚱한 유리병 말입니다.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살짝 고급지다 하는 식당에 가면 물컵이나 물병에 레몬 또는 라임 조각을 넣어주는 곳이 있는데, 이 델몬트 병에는 오렌지 향이 강하게 남아있어 안에 무엇을 넣든 공짜로 오렌지향을 첨가하는 보너스도 있었죠. 요즘에는 생수, 아니면 연하게 우린 다양한 차를 수돗물 대신 마시곤 하지만 그 시절 가정집에선 대부분 보리차 아니면 둥굴레차를 많이 마셨는데, 덕분에 오렌지향이 첨가된 보리차 또는 둥굴레차를 손쉽게 맛볼 수 있었던 가정의 필수품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업체에서는 처음에 유리병을 회수할 생각으로 (술병 수거해서 보증금 돌려주듯) 튼튼하게 만들었으나, 유리병의 진가를 알아챈 국민들 덕에 공병 회수율은 매우 저조했다고 하네요. 요즘의 이마트 대여 장바구니 정도면 제2의 델몬트 유리병에 비할 수 있을까요?
그로부터 시간이 흘러 저는 네덜란드로 이민을 오게 되었습니다. 여기 와서 남자친구 집을 가도, 지인의 집을 가도 하나씩 눈에 띄는 것이 있었는데,
이걸 올리려고 플래시 플레이어를 깔았네요... 다신 안 봐도 될 줄 알았는데ㅠ
바로 이 유리 컨테이너입니다. 보면서 잡동사니 넣어놓기엔 좋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여러 군데에서 같은 통을 계속 보니 대체 출처가 어딘지 궁금해져 가던 참이었죠. 해답은 의외로 매우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바로 대형 슈퍼마켓 체인 알버트 하인(Albert Heijn)의 자체 브랜드 치즈케이크! 지난 주말에 왠지 치즈케이크가 먹고 싶었던 덕에 작은 미스터리가 풀렸어요. 이건 보시다시피 뉴욕 스타일 치즈케이크이고, 이와 포장은 비슷하지만 토핑이 다른 치즈케이크가 2종류 (망고 & 블루베리?) 있었던 것 같습니다. 크림 브륄레도 있었는데 그 통은 이것처럼 밖에 굴곡이 있는 게 아니라 좀 더 둥글고 매끈한 병이었어요.
가격마저 착한 AH 치즈케이크... 물론 손바닥만 한 크기이긴 합니다만, 디저트로 배 채울 거 아닌 이상 양도 만족스럽습니다. 저렇게 2개들이 한 세트가 단돈 1.99유로! 통에 걸린 보증금은 따로 없는 것 같습니다...
맛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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