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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일상 (2)
2018-12-01 01:02:46

   주변 네덜란드 사람들을 보아하니 신용카드를 쓰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나 미국에서는 데빗(체크)/크레딧(신용)카드 사용 비율이 비등하거나 신용이 조금 더 높은 걸로 체감되는데, 여기서는 신용카드 쓰는 사람도 많이 없고, 데빗카드만 받고 크레딧은 받지 않는 상점도 많습니다. 




데빗카드(PIN card라고도 합니다)라도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신용카드와 똑같은 형식, 즉 16자리 카드 번호와 유효기간, 3자리 보안 숫자가 갖춰진 형식으로 되어 마스터카드/비자/유니온페이 등의 신용카드 꼬리표까지 붙여 주지만(미국도 마찬가지), 네덜란드 데빗카드는 형식이 조금 다릅니다. 일단 제가 쓰는 은행카드의 경우, 16자리 카드번호는 없고 그냥 은행 계좌번호가 적혀 있으며, 유효기간과 3자리의 별도 카드번호가 적혀 있습니다. 마에스트로 마크가 있긴 하지만 애초에 마에스트로는 신용카드 브랜드가 아니니 외국에서 ATM 이용할 때나 쓸모가 있습니다.


그래서 신용카드를 하나 만들려고 했습니다. 한국에서 쓰던 카드가 있지만 AMEX 카드라 일반 상점에서 잘 받질 않아요. 인스타그램 광고에 자주 뜨던 N26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인스타그램이 내가 필요한 걸 알아서 적재적소에 광고를 아주 잘 넣더라구요… 요즘 한국에서도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 등 온라인 전문은행이 자리를 잡고 있는데, N26는 알아본 바 이러한 온라인 전문은행의 선두주자격으로, 2013년 독일에서 설립되었다고 하네요. 나름 업력이 있는 은행입니다.


무료 계좌와 유료 계좌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유료 계좌는 프리미엄 신용카드 서비스랑 비슷하며 회비도 비슷합니다. (매월 9.99유로) 해외여행 또는 출장을 자주 다니시는 분들에게 유용한 서비스로 보이네요. 유료 서비스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N26 웹사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유료 계좌를 추후에 사용할 생각이 있긴 하지만, 일단은 무료 계좌부터 사용해보기로 하고 계좌 개설 신청을 합니다. 기본적인 체킹 어카운트 (입출금 계좌) 기능이 있으며, 마스터카드가 달린 데빗카드가 제공됩니다. 또한 Spaces라는 기능으로 한 계좌 내에서도 구역을 나눠 돈을 필요에 따라 갈라놓을 수 있습니다. 무료 계좌에서는 Space 2개까지 제공한다네요.


인터넷으로 개설 신청을 한 뒤에 본인인증 등 나머지 작업은 스마트폰 앱으로 하게 됩니다. 다른 온라인 은행도 그렇듯 화상통화를 통해 본인인증을 해야 하고요… (여권 등 신분증 준비) 본인인증을 마치면 집으로 카드를 배송해 줍니다. 카드 배송은 현재 서비스 중인 유럽 국가로만 가능합니다.



카드가 너무 예쁘죠? 사실 투명카드 디자인때문에 계좌 개설한 것도 맞긴 맞습니다. 어쨌든 카드가 오면 스마트폰 앱으로 카드를 개통하면 모든 절차가 끝납니다. 상점에서 사용하기 전에 ATM으로 출금을 한 번 하면 카드를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 입금은 기존 은행에서 이체하는 방법으로 하고 있습니다.




앱도 매우 깔끔하고 사용하기 편리해 보입니다. 마스터카드가 붙어 있으니 온라인 결제는 아무 문제 없고, 다만 오프라인 매장에서 쓸 때는 네덜란드 국내 데빗카드가 아니면 받지 않는 곳이 있어 그 점이 조금 아쉽네요. (N26 카드는 독일 데빗카드라…) 하지만 제가 자주 이용하는 Albert Heijn이나 Game Mania 등의 대형 상점에서는 사용 가능했습니다.


앞으로 이 계좌는 생활비 전용 계좌로 활용하여 가계에 도움이 되도록 할 생각입니다... 

2018-11-16 02:33:02

   안녕하세요. 일상 글은 처음이네요! 어떤 주제로 쓸까 고민을 잠시 하다가 마침 요즘 확 빠진 주제가 있어 생각나는 대로 일단 써 봅니다.


델몬트 오렌지주스 병이라고 다들 아실 겁니다. 20대 후반 넘어가신 분들은 실제 그 병에 담긴 주스를 마신 기억이 있고, 그 아래 세대라도 할머니 댁이나 친구 집에 가면 하나씩 보이던, 두껍고 뚱뚱한 유리병 말입니다.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살짝 고급지다 하는 식당에 가면 물컵이나 물병에 레몬 또는 라임 조각을 넣어주는 곳이 있는데, 이 델몬트 병에는 오렌지 향이 강하게 남아있어 안에 무엇을 넣든 공짜로 오렌지향을 첨가하는 보너스도 있었죠. 요즘에는 생수, 아니면 연하게 우린 다양한 차를 수돗물 대신 마시곤 하지만 그 시절 가정집에선 대부분 보리차 아니면 둥굴레차를 많이 마셨는데, 덕분에 오렌지향이 첨가된 보리차 또는 둥굴레차를 손쉽게 맛볼 수 있었던 가정의 필수품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업체에서는 처음에 유리병을 회수할 생각으로 (술병 수거해서 보증금 돌려주듯) 튼튼하게 만들었으나, 유리병의 진가를 알아챈 국민들 덕에 공병 회수율은 매우 저조했다고 하네요. 요즘의 이마트 대여 장바구니 정도면 제2의 델몬트 유리병에 비할 수 있을까요?


그로부터 시간이 흘러 저는 네덜란드로 이민을 오게 되었습니다. 여기 와서 남자친구 집을 가도, 지인의 집을 가도 하나씩 눈에 띄는 것이 있었는데,





이걸 올리려고 플래시 플레이어를 깔았네요... 다신 안 봐도 될 줄 알았는데ㅠ


바로 이 유리 컨테이너입니다. 보면서 잡동사니 넣어놓기엔 좋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여러 군데에서 같은 통을 계속 보니 대체 출처가 어딘지 궁금해져 가던 참이었죠. 해답은 의외로 매우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바로 대형 슈퍼마켓 체인 알버트 하인(Albert Heijn)의 자체 브랜드 치즈케이크! 지난 주말에 왠지 치즈케이크가 먹고 싶었던 덕에 작은 미스터리가 풀렸어요. 이건 보시다시피 뉴욕 스타일 치즈케이크이고, 이와 포장은 비슷하지만 토핑이 다른 치즈케이크가 2종류 (망고 & 블루베리?) 있었던 것 같습니다. 크림 브륄레도 있었는데 그 통은 이것처럼 밖에 굴곡이 있는 게 아니라 좀 더 둥글고 매끈한 병이었어요.


가격마저 착한 AH 치즈케이크... 물론 손바닥만 한 크기이긴 합니다만, 디저트로 배 채울 거 아닌 이상 양도 만족스럽습니다. 저렇게 2개들이 한 세트가 단돈 1.99유로! 통에 걸린 보증금은 따로 없는 것 같습니다...






맛도 괜찮아요!